어릴 적 보았던 반공영화에서 북괴군은 항상 방망이 수류탄을 던졌습니다.
손잡이가 있는 길다란 모양의 수류탄을 힘껏 던지면 커다란 폭발과 함께 군인들이 으악!! 하며 날아갔고 동료들은 저마다
‘김일병!’, ‘윤상병!’, ‘소대장님!’을 외치며 적진으로 용감히 뛰어들어가는 연출로 어린 관객의 반공 정신을 고양시켰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 보았던 이 수류탄은 대단한 무기로 보였습니다.
영화에서 탱크로 달려들어서 출입구를 열고 수류탄 묶음을 떨어뜨리면 탱크는 망가졌습니다.
사람이 죽는다는 생각은 못했고 탱크를 잡았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가슴에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군인이 멋있어서 따라한다고 솔방울을 가슴에 달고 다녔습니다.
철이 없었습니다.
이제 자라서 철이 든 지금은 좀 더 디테일한 수류탄 모형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대장님, 보고 계시죠? Rest in Peace)
그래서 안 알아 봐도 되겠지만 함 알아 봤습니다.
수류탄의 역사와 작동 원리
수류탄은 군사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폭탄 중 하나로, 폭발물질을 내포하여 폭발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이전에는 화약이나 다른 폭약이 사용되었지만, 1906년에 영국의 마르튼 헤일(Marten Hale)에 의해 현대식 수류탄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처음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닐스 월터슨 아센(Nils Waltersen Aasen)이라는 군인에 의해서 여러 제품이 개발되고 성능이 발전되다가 그가 덴마크에 Aasenske Granatkompani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1차 세계 대전 이전에 유럽 전역에 대량으로 수류탄을 생산하고 수출했습니다.
이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군사 작전에 사용되고 발전되어 왔습니다.
현대식 수류탄의 작동 원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간단하지만 내부 사정을 보면 복잡합니다.
마치 이혼 직전의 부부관계처럼요.
먼저 안전 클립과 안전핀을 제거한 뒤에 수류탄을 놓으면 수류탄 내부의 격철이 뇌관을 누르게 됩니다.
이렇게 눌려진 뇌관은 신관의 지연제를 점화시키고 이것이 연소되다가 기폭제를 점화시키면 다시 장약을 점화시켜서 수류탄을 폭발 시키게 됩니다.
수류탄의 핵심은 폭발물질입니다. 이 폭발물질은 폭발할 때 많은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초기의 수류탄은 니트로글리세린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나중에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TNT(TriNitroToluene)와 같은 안정화된 폭발물질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폭탄인데 휴대용 야전 무기이다 보니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폭발 단계를 거쳐서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수류탄은 튼튼한 외부 케이스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케이스는 폭발물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폭발 시에 효과를 최대한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현대전(現代戰)에서의 수류탄은 제어 장치를 사용하여 더 정확한 폭발이 가능하도록 발전되었습니다.
이는 주로 전자기적인 방법이나 원격 조종 장치 등을 통해 수류탄을 작동시킵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에서 수류탄의 안전핀을 제거한 뒤 들고 있다가 안전핀을 재결합하는 장면들을 보며 정말 가능한 일인가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수류탄의 안전핀은 양 갈래로 갈라져 있는 형태이므로 한번 제거하면 다시 집어 넣기 매우 어렵고 집어 넣어 보겠다고 움직이다 보면 잠깐의 느슨해진 악력으로 인해 신관이 작동하게 됩니다.
먼 훗날 외팔이가 되어 ‘그때 오바만 하지 않았어도’라고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시간은 한번 흐르면 다시 돌릴 수 없고 떠나간 내 팔과 아내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휴먼, 이것을 항상 명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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